지난 금요일에 샌프란시스코는 축제의 분위기였습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자이언츠 선수들의 우승 퍼레이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는 가운데도 수만 명의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퍼레이드는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선수들의 기쁨과 시민들의 환호 그리고 하늘에서 내리는 오색 꽃종이의 조화는 퍼레이드에 참여한 사람들을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또한 이날은 할로윈 데이였습니다. 미국에서 할로윈(Halloween)은 아주 큰 전통행사에 속합니다. 저녁이 되면 유령 및 괴물 복장을 하고 다른 집에 찾아가 “Trick or treat!"을 외치며 사탕을 달라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시간입니다. 미국의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호박을 도려내고 그 안에 초를 세워 만든 잭오랜턴(Jack-o'-lantern)을 만들어 놓습니다. 또한 유령, 마녀, 박쥐, 검은 고양이, 드라큘라의 형상으로 집을 장식하기도 합니다. 저녁에는 이렇게 마을마다 작은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독교인들은 이것을 지키지 않습니다.

 

사실 이날은 기독교인에게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종교개혁이 일어났던 날이기 때문입니다. 15171031일은 루터가 로마의 교황청을 상대로 개혁에 불씨를 일으킨 날입니다. 앞으로 3년 뒤인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2014년 종교개혁 날에 루터와 로마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루터는 1510, 27세의 나이로 로마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루터는 거룩한 도시 로마의 성당들을 방문하다가 라테란 성당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곳에는 빌라도의 계단이라고 불리는 거룩한 계단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예수님께서 심문을 받기 위해 끌려 나오실 때 빌라도가 서 있던 계단이라고 하며, 이 계단이 기적적으로 예루살렘에서 로마로 옮겨졌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누구든지 이 계단을 맨 무릎으로 오르면 죄가 사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에 루터도 주기도문을 외우며 그 계단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루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세상을 바꿀 획기적인 깨달음을 얻게 된 것입니다. 구원은 우리의 행위로 받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받는다는 성경의 말씀을 그 고행가운데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빌라도의 계단에서 내려와 진리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었습니다. 루터에게는 빌라도의 계단이 바로 개혁의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던 곳입니다.

 

오늘 우리교회는 직분자를 세우는 날입니다. 장로와 집사로 재취임하며, 새롭게 안수 받는 집사들이 세워집니다. 교회의 직분자가 된다는 것은 축하받을 일입니다. 주님의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주의 종들이 세워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직분자들은 자이언츠의 선수들처럼,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직분자이기를 바랍니다. 자기 몫을 할 때, 주인과 시민들이 즐거움을 갖게 됩니다. 세워진 직분자들을 통해 우리교회도 세상을 향해 퍼레이드를 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직분자가 된다는 것은 루터와 같은 개인적인 결단과 개혁의 선구자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교회는 세상의 할로윈날 등장하는 이상한 광채를 내는 텅 빈 호박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개인의 길을 걷는 퍼레이더(parader)입니다. 우리 인생의 퍼레이드가운데 찬란한 조명과 환호하는 관중들이 없을지 모릅니다. 오히려 고난과 슬픔의 퍼레이드를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주님을 위한 퍼레이드라면 비가 올지라도 그 길을 걸어야 합니다.


2014년 1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