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근처에 벨몬트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그곳에 저를 사랑해주시는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집에 가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곳은 저를 사랑해주시는 사람의 따뜻함과 동시에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그곳은 정원이 아름답습니다. 그곳의 정원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화사한 색깔의 꽃들이 만발해 있습니다. 분홍색, 빨간색 그리고 노란색의 눈부신 천상의 색이 조화를 이루며 활짝 웃고 있는 이름 모를 꽃들은 서로에게 화답하듯 노래합니다. 그래서인지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하루는 사모님에게 정원이 너무 아름답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을 정성껏 가꾸는지 몰라요. 그런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자기가 좋아야 그렇게 할 수 있어요.”정원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보이지 않는 수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새벽에 물을 주어야 하는 식물도 있고, 그렇지 않는 식물도 있습니다. 매일 쳐다보며 사랑을 고백해야 하는 식물도 있다고 했습니다. 가드닝은 정성이 들어가는 숭고한 작업임에 틀림없습니다.

 

캘리포니아 지역은 기온이 온화하기 때문에 연중 어느 때라도 식물을 심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을은 거의 모든 식물을 심을 수 있는 풍요한 계절입니다. 가을에는 흙속에 아직 여름 온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뿌리가 더 빨리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합니다. 가드닝의 달인들은 가을이 되면 심어야 할 식물들을 생각하고 정원을 깨끗이 정리한다고 합니다. 겨울에 먹을 야채와 겨울정원을 장식할 꽃들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을이면 추수를 기다리지만 집안에 있는 작은 텃밭에서는 봄처럼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목회는 작은 텃밭을 가꾸는 일과 같습니다. 작은 텃밭을 가꾸기 위해서는 농장을 경영하는 대형 농기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손에 쥘 수 있는 호미가 필요합니다. 호미로 텃밭에 있는 토분을 긁어모으고, 숨구멍을 만들기 위해 흙을 뒤집기도 합니다. 텃밭에 있는 고추와 토마토 줄기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습니다. 물이 필요한 곳에 물을 주고, 벌레가 있으면 잡고, 가지를 쳐주기도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 금방 잡초가 생기고, 벌레가 몰려오고 엉망이 됩니다. 교회는 영적인 텃밭입니다. 목사로부터 모든 성도들이 호미를 들고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는 목양의 장소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화사한 꽃과 먹음직한 열매를 보게 됩니다.

 

가을입니다. 텃밭을 잘 가꾸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는 자기에게 주어진 호미를 들고 자신의 텃밭을 가꾸는 꾸준한 일군들이 필요합니다. 누가 보지 않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호미질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목사는 목사의 호미로, 장로는 장로의 호미로 그리고 청년은 청년의 호미로 자기의 텃밭을 가꾸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주에 어떤 성도의 가정에 심방을 했습니다. 그곳은 특별히 나무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기가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곳의 기온과 자연환경을 사랑하는 그분은 그곳에 이사와서 나무에 대해 깨달은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깨달음은 작은 나무이든 큰 나무이든 상관없이 모든 나무들은 나름대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나무에 열매가 있다는 것으로 감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매를 맺고 있는 그 나무들을 하나님께서 직접 가드닝하고 계시구나!”


2014년 9월 14일